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조직은 각자의 다양한 성격과 모양을 가진 사람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런 다양성만큼이나 저마다의 방법과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죠. 그런데 그 안에서 자신만의 방법론이 있다는 것, 자신만의 해결 방식이 있다는 건 굉장히 중요합니다. 남과 나를 구분 짓는 기준이되기도 하고 내가 존재하는 이유를 드러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인 기업의 활동에 있어서도 문제 해결을 위한 나만의 방법을 찾아내고, 나다운 방식을 모색해 가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만의 방법을 찾는 일이란 내가 처한 문제에 대해 정의하고 유효한 해법을 찾는 과정이자 절차를 말합니다. 나다운 방법과 법칙을 만들어가려면 우선 문제에 대한 정의가 필요합니다. 정의하는 것에 따라 접근법도 해법도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죠.
알맞은 정의를 내리고 그에 맞는 해법을 찾아냈다면, 그 과정을 통해 얻은 것들을 하나로 모아 나만의 형식과 방식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유일한 공식입니다. 이 식에 대입해서 일을 진행하면 시간이 단축되고 일의 효율성이 올라갑니다.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매번 새로운 일마다 처음부터 바닥부터 고민해야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나만의 방식을 세워갔던 예를 설명드려 보겠습니다.
브랜딩이라는 업무를 하다보니 정말 다양한 산업과 브랜드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렇다보니 매번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마다 굉장한 에너지가 들어가죠. 특히 전혀 모르는 생경한 산업의 카테고리를 만나면 더 힘이 듭니다. 그럴 때마다 매번 그 문제를 풀어낼 공식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선 브랜딩에 관련된 수십권의 책들을 뒤졌지만 내가 일하는 방식과는 잘 맞지 않더군요. 더구나 브랜드 관련 이론서들은 대부분이 외국 서적들이라 우리나라의 환경과는 잘 맞지 않았습니다.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닌 이론을 위한 이론들이었습니다. 실제 프로젝트에는 사용하기 당연히 어려운 게 대부분이었습니다.
책에서도 별 도움을 받지 못하자 그저 제 경험의 결과를 모아 공식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을 하게됐습니다. 그러기 위해 진행했던 브랜딩 프로젝트들을 머리 속에 떠올려봤습니다. 매번 너무 다르지만, 시작할 때는 항상 비슷하게 출발합니다. 해야할 것들과 접근하는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성격이 전혀 다른 프로젝트라도 브랜드 자체를 알아가는 주요 포인트와 맥락은 엇비슷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만든 게 I.D.E.A for Branding라는 이름의 브랜딩 공식입니다. 좀 거창한 이름을 붙였습니다. 브랜딩 아이디어를 시작할 때 꼭 필요한 우리만의 공식이 됐으면 했습니다.
IDEA라는 단어를 붙인 건 우리 회사의 태그라인인 ‘IDEA company’과 관계가 있습니다. 우리는 브랜드 디자인회사가 아니라, 브랜딩 아이디어 회사라는 생각을 강조하고 싶었고, 그 핵심 키워드가 IDEA입니다. 그렇다면 이왕 이름도 회사와 연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브랜딩에 관한 모든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회사라는 우리의 핵심 정체성이 IDEA라는 한 단어에 모두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공식이 나온 과정을 좀 더 들여다 보겠습니다. 저희는 브랜드를 만드는 일에 있어 가장 중요한 두가지는 정체성과 차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체성이 완벽해도 차별성이 없으면 브랜드로써의 경쟁력이 없습니다. 고유의 정체성이 없는데 타 브랜드와 다르게만 보이려는 건 공감을 얻기 힘듭니다. 양날개의 힘이 균등해야 힘껏 날아 오늘 수 있듯이 브랜드의 양날개인 정체성과 차별성의 날개 모두에 힘이 있어야합니다.
브랜딩에서 있어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정체성과 차별성 이 두가지를 포함하는 4가지 생각(IDEA)이 브랜딩의 출발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각각 4개의 키워드에 담긴 의미를 발견하고 보완하고 구축해가다보면 그 과정 자체가 브랜딩이라는 자연스러운 활동으로 연결될거라는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I.D.E.A for Branding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I.D.E.A의 공식 중 첫번째는 Identity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너 자신을 알라’는 말입니다. 굉장히 근본적이고 심오한 물음이죠. 정체성의 근간은 브랜드 자신과는 상관없이 스스로 생겨난 자체를 말합니다. 브랜드의 본질이나 본래의 성질, 타고난 것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두번째는 Difference입니다. ‘나는 너와 어떻게 다른가?’입니다.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성에 관련된 얘기입니다. 모든 브랜드는 다른 브랜드들과 다르기 때문에 경쟁력이 생깁니다. 고객의 인식에 다른 브랜드와의 구분을 짓게 하는 필수 장치이고, 다른 브랜드가 흉내낼 수 없는 무기입니다.
세번째는 Empathy입니다.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까? 브랜드에는 사람들의 공감 요소를 가져야합니다. 브랜드의 정체성이 확고하고 달라보인다고 해도 브랜드가 제공하는 혜택과 기능에 대한 공감이 없으면 브랜드를 지지하는 힘이 떨어지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주는 브랜드가 오래 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Attraction ‘매력을 만들어야합니다’ 사람들을 끌어 당길만한 호감이 있어야합니다. 이 게 없으면 결정적인 선택으로 이어지기 어렵죠. 공식의 가장 뒷쪽에 놓였지만, 어찌보면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앞쪽 3가지 요건이 아무리 좋아도 매력이 없다면 아무소용이 없을 때도 많으니까요.
지금까지 우리가 브랜드를 정의내리고 구축하기 위한 기본적인 공식인 I.D.E.A for Branding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수학 공식처럼 절대적이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떤 브랜딩 프로젝트를 하더라도 도움이되는 공식입니다. 이 공식만 대입하면 브랜드의 기본 방향성과 개념을 추출할 수 있습니다. 브랜딩의 시작점과 도착점의 기준을 세울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자신만의 공식이 있으면 좋습니다. 뭔가 대단하고 폼나 보이기도 해서가 아니라, 공식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우리만의 방식을 구축해갈 수 있습니다. 절대적인 공식은 아니더라도 내가 하는 일의 현재와 미래에 대입해 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하는 일의 시스템을 점검해갈 수 있습니다. 나만의 유용한 툴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이 갑자기 와도 당황하지 않고 시작할 수 있는 준비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