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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한 유명 건설사에 다니는 친구 얘기가 생각났다. 자기 팀의 동료들은 ‘칭찬을 받고 싶어서 안달난 사람같다’고. 친구가 보기에 이 사람들은 지금까지 자라면서 칭찬만 받아 온 사람들인데, 회사에서는 그럴 기회가 많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고했다. 어려운 프로젝트를 해내더라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반응도 별로 없다보니 팀원들은 어떻게든 더 큰 성과와 퍼포먼스로 인정받을 꺼리를 찾아내려 눈을 반짝인다고 했다.

그런 얘기를 듣다보니 그 팀원들이 좀 안쓰러웠다. 인정 욕구를 해소할 수 없어 스트레스는 쌓이고 가슴은 답답한 회사 생활을 대책없이 이어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이 모였다면, 팀원들과의 열등감때문에 더 괴로워 할 줄 알았는데, 그 것보다 인정과 칭찬의 욕구가 더 크다니 의외였다. 하긴 열등감이나 열패감은 그 순간은 힘들지만 포기하고 받아 들이면 또 금방 해소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내 마음을 몰라준다’, ‘세상이 나를 몰라준다’라는 억울하고 서운한 감정은 마음 속 저 깊고 깊은 곳에 숨어있다가 기분이 별로일 때마다 은근하게 고개를 내민다.

친구 회사 사람들을 보면서 새로운 관점이 생겼다. 팀원들간의 비교를 통해 우열을 가리는 것보다는 개개인들이 잘한 점들을 인정해주고 칭찬해주는 방향으로 팀을 이끌어 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면 굳이 상대를 이길려고 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뛰어 넘어 더 나은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상대보다 잘해서가 아니라, 내가 정말 잘해서 받는 칭찬은 자존감을 더 올려줄 곳이다. 사실 회사 일이라는 게 남들보다 연봉이 적어서 업무량이 많아서 힘들기보다는 회사가 내 마음을 몰라줘서, 동료들이 내 성취를 동료들이 인정해 주지 않아서 생기니까 말이다.

물론 내 마음을 진심으로 알아주고 내가 이룬 성취를 자기 일처럼 기뻐하는 사람이 일터에서도 가정에서도 있다면 얼마나 이상적일까? 그런데 그러기가 어디 쉬운가. 내 노력과 힘듬과 고민을 타인이 이해하고 공감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사람을 내 삶의 모든 곳, 모든 순간에서 만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매번 그런 억울함과 서운한 감정을 느낄 때마다 사람에게 기대어 풀려는 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살다보면 그런 서운하고 감정은 하루에도 몇차례씩 찾아오기 마련인데 그럴 때마다 그 사람들을 찾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결국 확실한 해결책은 내 자신과 대화하고 위로하고 공감해주고 칭찬해 주는 게 아닐까. 내 노력을 내 힘듬을 내 고민을 나만큼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으니까.

그러니까 나한테 잘하자. 잘했을 땐 꼭 잊지 말고 칭찬해주자. 혼잣말로라도 하기 민망하면 결재 버튼을 눌러 선물을 주자. 올 한해도 고생 많이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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