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브랜딩의 효과를 수치화할 수 있나요?’
‘브랜딩이 매출에 얼마나 기여하나요?’
‘이 브랜딩 캠페인의 ROI는 얼마인가요?’
위 질문들은 브랜딩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꽤 자주 듣는 질문들이 있다. 사실 이런 질문들은 경영자나 브랜드 담당자 입장에서 당연히 할 수 있는 합리적인 물음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에 대한 명확한 수치로 답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브랜딩은 본질적으로 숫자가 아닌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브랜딩이 숫자가 아니라면, 도대체 뭘까?
브랜딩은 감정이다
브랜딩은 단순한 마케팅 전술이 아니다. 브랜드가 세상과 맺는 관계의 방식이며, 신뢰, 감정, 인식, 문화 같은 보이지 않는 무형의 요소들로 형성된다. 그리고 이 요소들은 측정이 아닌 감지의 대상이다. 사람들이 브랜드를 경험할 때는 품질 너머의 이미지, 분위기, 직원들의 미소, 흘러나오는 음악까지 수치화할 수 없는 ‘느낌’을 통해 브랜드 인상이 형성된다. 우리가 사랑하는 브랜드를 떠올릴 때, 가격이나 기능적 수치보다 감정이 먼저 떠오르는 이유다. 몇천만 원을 들인 캠페인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것보다, 몇 명의 마음에라도 우리 브랜드다움이 제대로 심어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숫자보다 진심이 고객의 마음을 더 움직이기 때문이다.
브랜딩은 방향이다
|브랜딩은 ‘지금’을 위한 일이 아니라, ‘앞으로’를 위한 일이다. 브랜드가 나아갈 길을 정하는 나침반 같은 존재다. 당장의 매출 상승이 없더라도, 브랜드의 방향이 분명하다면 궁극적으로 원하는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좋은 브랜딩은 기업 내 모든 결정에 일관된 기준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환경을 생각하는 브랜드’를 지향한다면, 포장 디자인부터 광고 메시지, 협력업체 선정까지 모든 의사결정이 그 방향성 아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브랜딩은 ‘지금 잘 팔리는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우리답게 가는 길’을 찾는 과정이며, 그것이 지속 가능한 브랜드가 되는 유일한 길이다.
브랜딩은 경험이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경험으로 판단한다. 브랜드를 매장이나 온라인에서 처음 접하는 인상, 제품을 개봉할 때의 설렘, 고객센터의 응대 태도 등 모든 접점이 브랜드 경험이 되고,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한다.
커피 브랜드를 예로 들어보자. 단순히 커피 맛이 좋아서 선택받는 것이 아니다. 매장의 조명, 음악, 직원의 태도, 컵 홀더의 메시지, 포장지의 촉감까지 모든 감각이 어우러져 ‘좋은 브랜드’라는 인식을 만들어낸다. 브랜딩은 한 번의 구매가 아니라, 반복되는 경험을 통해 형성된 신뢰이며, 이 신뢰는 브랜드를 다시 찾게 만드는 핵심 자산이 된다.
측정할 수 없어서 오히려 가치 있다
브랜딩의 진정한 가치는 숫자 너머에 존재한다. 브랜드의 본질은 복잡하고 다층적인 경험의 영역에 있기 때문에, 이를 단순한 수치로 환원하는 순간 그 깊이는 사라진다. 우리는 애정하는 브랜드를 ROI 차트로 기억하지 않는다. 대신 브랜드를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렘, 기대를 뛰어넘은 경험, 작지만 인상 깊은 감동의 순간들로 기억한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가치 없는 것이 아니다. 사랑, 신뢰, 행복처럼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모두 측정할 수 없다. 숫자로만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 브랜딩도 마찬가지다. 숫자가 아닌, 의미 있는 경험을 주는 브랜드만이 마음속에 남는다. 측정할 수 없기에 더 귀하고, 보이지 않기에 오히려 강력하다. 이것이 바로 ‘측정할 수 없는 브랜딩’이 가진 역설적인 힘이다.
| 브랜드 컨셉 빌더 ⓒ BRI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