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은 소설보다는 시에 가깝습니다. 서사보다는 비유가 어울립니다.
‘내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오오’라는 딱 한 문장을 읽고 잔잔했던 가슴이 세차게 일렁이던 경험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문장의 그림같은 상황을 설명하자면 책 한권으로도 부족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고작해야 딱 한 문장인데 말이죠.
브랜딩도 비유적이고 함축적이고 상징화된 언어로 시처럼 쓰여져야 힘이 생깁니다. 짧은 순간에도 풍부한 이미지와 복합적인 메시지까지 담아낼 수 있습니다.
최근에 진행했던 에너지 환경 정책 연구 및 컨설팅을 하는 스타트업과 미팅을 하면서 ‘에너지 환경 분야의 맥킨지같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팅 자리에서 그 생각을 얘기했더니 웃으시면서 그 게 저희 꿈이죠. 라는 답을 들었습니다. 굉장히 낯선 분야의 산업이면서 동시에 지금까지 없었던 독보적인 위치의 회사였지만 맥킨지같다라는 비유를 붙이자 브랜딩할 회사의 이미지가 훨씬 더 명확해졌다.
이전에 진행했던 아로마를 기반으로한 스타트업 브랜드는 이렇게 비유해봤습니다 . ‘향’이라는 장치를 통해 사람의 감각의 지평을 넓히는 일’이라고요. ‘아로마’라는 키워드를 떠올리다보면 허브나 에센스 오일같은 일차원적인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감각의 지평선’이라는 비유적 표현을 쓰니 훨씬 더 연상이 풍부해지고 이야기 꺼리도 많아졌습니다.
브랜딩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너무 막연하고 실체가 안떠오른다면, 눈을 감고 잠시 시인이 돼보면 어떨까요. 시인이 시상을 떠올리듯 비유가 담긴 한 문장으로 브랜드를 표현해보는거죠. 그러면 이전 생각했던 브랜드 이미지보다 훨씬 더 풍부한 연상 이미지 그려질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선명한 미래를 그려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하면 브랜드 스토리도, 네임도, 디자인까지도 훨씬 수월하게 풀려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