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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브랜드가 우리 인식 속에 들어오기 (퍼셉션) 되기 전까지, 브랜드의 개념을 잡아가는 과정 (컨셉션)이 필요합니다. 그 여정을 5섯가지로 나눠봤습니다.

첫번째는 ‘보기’입니다. 브랜드가 가진 시장에서의 기회를 관찰하고 탐색해보는 시간입니다. 처음부터 목표를 정하고 보는 것보다는 넓은 영역의 두루 두루 살피면서, 다양한 기회들을 엿보고 비교하고 살펴야겠습니다. 다소 여유있는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는 게 필요한 시기입니다. 사업의 성과가 괜찮아 보이고 브랜드화가 잘 될 수 있는 것들을 책에서 온라인에서 거리에서 찾고 수집해 봅니다. 시간도 여유있고 마음의 여유도 있는 코스지만, 이 때 최대한 많은 양을 보고 공부해 놓아야 다음 코스로의 이행이 한결 수월해집니다. 이 단계에서의 시간이 빈약하게 채워졌다 생각하면 다음 단계에 갔다가 다시 돌아와 충분히 채운 다음에 나아가도 좋겠습니다.

두번째는 ‘잡기’입니다. 브랜드의 핵심적인 가치를 낚아채는 단계입니다. 스쳐가는 것, 흘러가는 것들 중에 진짜를 골라내서 잡아두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잡아야 할 것들의 기준 즉 ‘어떤 게 중요한 것인지?’, ‘어떤 게 좋은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평소 생각해 두지 않으면 눈 앞에 두고도 놓치고 말 것입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건 지나치고 꼭 필요한 것만 거르고 솎아내는 과감함도 필요합니다. 첫번째 단계인 ‘보기’가 충분히 돼 있어야 잡을만한 것들도 보입니다. 좋은 것들, 배워야할 것들을 많이 봐두면서 기른 안목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알고도 순발력과 실행력이 없다면 ‘잡기’가 불가능하니 결정적인 기회를 포착하는 순간을 많이 마주해야하겠습니다. 실전만큼 잡는 감각을 기르는데 중요한 건 없기 때문입니다.

세번째는 ‘엮기’입니다. 좋은 걸 잡아 두었더라도 그걸 상황에 맞게 쓰임새 있게 구성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은 이 단계에 딱 맞는 표현이라 하겠습니다. 잡아둔 것들의 단순한 나열이 아니라, 기저에 깔린 의미와 맥락을 파악한 후 연결고리를 찾아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엮어내는 게 필요합니다. 개별적인 요소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시리즈로 연결되는 의미의 흐름과 스토리가 중요한 단계라 하겠습니다.

네번째는 ‘묶기’입니다. 맥락과 의미가 있게 잘 연결됐다면 이제는 이 모든 걸 하나의 세트로 근사하게 묶어내야 합니다. 사람들이 선물처럼 기쁘게 받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는 특히 디자인과 경험의 요소들이 중요하겠죠. 몇미리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패키지처럼 디테일과 퀄리티가 있어야 다음 단계인 심을 때 탄력을 받습니다.

다섯번째는 ‘심기’입니다. 아무리 좋은 브랜드라고 해도 사람들에게 호소력있는 언어와 메시지로, 매력적인 이미지로 알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 브랜드가 가진 가치와 비전, 그리고 혜택에 대해서도 부지런히 홍보해야합니다. 결국 우리 제품, 서비스, 기업이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객의 머리와 가슴 속에 우리를 인식시켜야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브랜드다운 메시지와 이미지가 고객들에게 인상적으로 심어지면 그 때야 비로소 ‘브랜드’라 불릴만한 영역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다섯가지 코스로 브랜드가 컨셉을 잡아나가는 과정, 브랜드의 개념을 완성해 나가는 컨셉션의 여정을 설명해봤습니다.

브랜드 마다의 특성과 상황에 따라 각 코스별 중요도가 다를 것입니다. 각 브랜드별로 사용되는 시간도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전체 여정의 순서와 지형을 머리 속에 넣고 목적지를 향하는 것과 황무지같은 캔버스 위에서 시작하는 건 차이가 클 것입니다. 각자 만드시려는 브랜드를 떠올리며 위 지도를 완성해 보신다면 목적지에 더 빠르고 정확하게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브랜드 컨셉 빌더 BRIK